2013년 제2회 울산 청소년 등산대회

울산 제일일보사가 주관하고

울주군과 의회 그리고 울산 광역시 산악연맹등 단체가 후원하는

제2회 울산 청소년 산악등산대회가

지난 2013년 9월14일 간월산 자락인 등억온천단지의 행사장에서

각계 기관장 및 내외빈 그리고 참가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연사들의 한결같은 연설 내용은

울산의 자랑거리인 영남알프스의 산군을 아끼고 사랑하며 대내외에 널리

알려서 많은 산악애호가들이 찾아오도록 하자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계절은 가을이지만 후텁지끈한 날씨 때문에 자리를 가득 메운 청소년들이

오랫동안 연설내용들을 경청하는데 다소 힘들어 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인사를 끝내고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듯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변신하니 혈기왕성한 저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산행에 들어갈 즈음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한 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미리 나눠준 우의를 입는데 시간 지체가 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치자 후텁지끈한 날씨가 더더욱 습해지고

비를 막아줄 우의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애물단지가 된듯하다.

정말 산행에 들어가자 안그래도 더운 날씨에 우의까지 곁들였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나 둘 옷을 벗기 시작하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죄다 우의를 벗어서

둘둘 말아서 손에 들고가니 불편하기 짝이없다.

산을 올라가면서 잡아야 할 바위들도 많은데..!

일부는 수거해서 배낭에 담았지만 많은 인원들이 벗어내는 우의를 수용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생각이들었다.

이런 행사에 사전준비를 시켜서 최소한 배낭같은건 챙겨오도록 했으면 좋겠다.

개인소지품 같은걸 담아 메고 가면 얼마나 보기에 좋을까.

암튼 시간이 갈수록 점점 뒤쳐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예전의 우리들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저네들 시절에 온 산을 쫓아다니던 우리들의 자화상!

그때 필요한건 생존을 위한것이라 더욱 절실했던것이니 지금 이 순간과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땔감을 구하기 위해 산을 헤매고 먹을거리를 찾아 뛰어다니던 그시절과

지금은 전혀 새로운 세계라 할 수있다.

격세지감이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거슬러 올라가는사이 하나 둘 떨어지는 아이들의 체력이

원래 목적했던 구역으로 갈 수 없을 지경이 된듯하다.

급기야 궤도 수정에 들어가고 시간관계상 서둘러 하산을 하는데

갑자기 어두컴컴하더니 장대비가 쏟아진다.

우의를 벗어 다른사람들한테 맡겨버린 아이들이 쏟아지는 빗줄기를 고스란히

맞으며 하산길을 서두르는걸 보면서 유비뮤환이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배낭을 챙겨왔더라면 우의를 담아둘 수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비를 맞으며

하산길을 재촉하는일은 안해도 될텐데,,!

시간이 갈수록 거세게 몰아치는 굵은 장대비는 등산로 곳곳에 작은 내를 만들고

우리가 가는 길에 앞서서 길을 터준다.

붉은 황토빛 흙탕물이지만 가뭄살이에 찌든 날씨였기에 반가움이 앞선다.

무사히 하산을 마치고 미리 준비되 간이 부페식당에서 맛나게 음식을 먹는 아이들을 보면서

좋은 추억과 앞날의 삶에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기원해본다.